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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공부 - 반야심경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

by 수행자여 2022. 12. 28.

여섯 번째 구절 - 보리살타 의반야바라밀다 고심무가애무가애고 무유공포 원리전도몽상

"보살이라는 존재는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한다. 그러므로 마음에 걸림이 없고, 걸림이 없으므로 두려움이 없다"

결국 사리자에게 관자재보살이 전하고자 하는 바는, 반야바라밀다를 행한다면 마음에 걸림이 없는 상태가 된다는 것이다. 반야바라밀다를 의지하고 따르면 마음에 걸림이 없다는 말이다. 그렇다면 여기서 말하는 '반야바라밀다'라는 것은 무엇인가?

일곱 번째 구절 - 구경열반 삼세제불 의반야바라밀다 고득아뇩다라삼먁삼보리

"완전한 열반에 들어간 모든 부처님들이 반야바라밀다에 의지하기 때문에, 이들 또한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게 되는 것이다"

관자재보살은 앞 구절과 함께 사리자에게 이 메시지를 던지고자 한다. 반야바라밀다를 행한다면, 두려운 마음이 없어지고 아뇩다라삼먁삼보리라는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는 것이다.

아뇩다라삼먁삼보리는 산스크리트어인 '아누다라삼먁삼보디'를 음차한 것으로, 부처님이 얻었다고 하는 무상정득정각을 말한다. 더 이상의 경지가 없는 깨달음을 칭하는 단어다.

반야바라밀다를 행한다면 이 깨달음의 경지에 이를 수 있다는 말인데, 반야바라밀다는 대체 무엇인가?

여덟 번째 구절 - 고지 반야바라밀다 시대신주 시대명주 시무상주 시무등등주 능체일체고 신실불허 고설 반야바라밀다 즉설주왈

"그리하여 반야바라밀다는 가장 신비한 주문이고, 밝은 주문이며, 견줄 수 없는 주문이니, 모든 것을 밝혀주는 주문이다"

관자재보살은 이어서 반야바라밀다에 대해 언급하지만 아주 모호하게 표현한다. 가장 신비하고 중요한 주문이면서, 깊은 의미를 담고 있다고 한다. 이 주문 즉, 반야바라밀다의 정체는 마지막 구절이라 할 수 있다.

마지막 구절 - "아제아제 바라아제 바라승아제 모지 사바하"

산스크리트어를 그대로 음차한 이 구절을 그대로 해석한다면 "우리는 이미 깨달음의 세계에 있다"다. 이전까지는 이 구절의 해석을 '가자, 가자, 저 깨달음의 세계로 떠나자'라고 해왔다. 하지만 이 경전의 전체적인 구조를 살펴볼 때, 갑자기 다른 곳으로 떠나자는 말을 한다면 '반야바라밀다'의 의미도 사라지고, 나와 부처의 연결고리도 사라져 버린다. 어디론가 떠나야 이 지혜가 완성된다는 딜레마에 빠지기 때문이다.

반야심경의 첫 구절부터 관자재보살은 말한다. 당신이 느끼고 인식하는 모든 것들의 실체는 없다는 사실을 깨달으면 모든 분별이 사라진다고. 그러면 집착할 것도 없고, 슬플 것도 없고, 즐거울 것도 없다고 말한다. 따로 나누질 않았기 때문에 지혜나 어리석음도 없다고 말한다. 그리고 마지막에 이르러 반야바라밀다를 행하면 아뇩다라삼먁삼보리를 얻는다고 말한다. 반야바라밀다를 행하기 위한 '주문'을 알려준다고 하고서는 '저기로 떠나자'라는 말을 한다면 앞뒤가 맞지 않게 된다. 이 주문은 앞서 이야기 했던 모든 내용을 집약하여 표현해야 결과적으로 맞는 말이 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기존의 해석과 같이 '저기로 떠나자'가 아니라, '이미 우린 깨달음의 세계에 있다'가 어울리는 의미가 된다. '아제 아제'라는 산스크리트어도 '간다'가 아니라 과거형인 '왔다'에 해당한다는 점에서 이 의미가 더욱 와닿는다.

"우리는 이미 깨달음의 세계에 있다"라는 주문을 통해, 나 자신이 더 이상 무명을 없애거나 깨닫기 위해 더 나아갈 필요가 없다는 것을 자각하는 외침이 바로 반야바라밀다의 주문인 것이다.

반야바라밀다는 불교철학에서 '정확하게 아는 것'이라고 해석하고 있다. 즉, 반야심경을 통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는 무언가를 갈구하며 다른 곳에서 찾아야 한다는 것이 아니라, 지금 내가 있는 곳이 깨달음의 자리라는 것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이 주문의 의미를 마음에 두고 반야심경을 다시 읽어본다면 새로운 깨달음을 얻게 된다. 관자재보살은 '우리 모두가 이미 깨달아 있구나'라는 자각의 상태에서 사리자에게 이야기하는 것이다.

"사리자야, 어딘가로 깨달음을 찾아 떠날 필요가 없이 이 자리가 깨달은 자리다. 이것이 바로 보살들이 행해야 하는 마음이고, 깨달으신 부처님들도 이와 같은 마음이었다. 언제나 '나는 이미 깨달음의 자리에 있다'라는 주문을 생각하며 깨어있도록 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