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미두수는 별자리를 가지고 한 사람의 운과 흐름을 보는 것이기 때문에 명반의 작성과정이 가장 중요한 편입니다. 포국한 명반을 해석하는 과정에서는 크게 두 가지 파로 나뉩니다. 통상적으로 별들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하는 '중주파'와 사화라는 것을 조금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북파'입니다. 두 가지 학파의 차이를 간략하게 짚어보겠습니다.
중주파 자미두수
중주파 자체는 중국의 남송시대에 당시 자미두수와 현공풍수라는 두 가지를 하나로 합치며 만들어진 학파입니다. 백옥섬과 오경란이라는 두 스승에 의해 정립되어서 후대로 전달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나라 때에는 이 중주파가 역사적으로 큰 역할을 합니다.
한 번쯤 이름을 들어봤을 명나라의 태조 주원장에게는 여러 아들이 있었는데, 그중에 네 번째 아들인 연왕은 중주파의 스승을 만나 자미두수를 본 적이 있다고 합니다. 이때, 자미두수 중주파의 스승은 연왕에게 왕이 될 것이라 예언하였고, 연왕은 자신의 관저 또한 중주파의 현공풍수에 맞춰 정리하였다고 합니다.
주원장이 사망한 후에는 역사가 기묘하게 흘러갑니다. 원래 주원장의 장남이 황제로 추대되어야 하지만, 그가 일찍 사망하는 바람에 장남의 둘째 아들이 '건문제'로 즉위하였던 것입니다. 그러나 '연왕'은 자신의 조카가 황제가 되었다는 사실에 격분하여 건문제의 자리를 빼앗고 '영락제'가 되었습니다. 이렇게 황제가 된 영락제는 이 사실을 예언한 중주파의 스승을 불러서 봉록을 내리는 한 편, 다른 사람들에게는 자미두수와 현공풍수를 봐주지 못하도록 하였습니다. 영락제가 중주파 스승을 지내게 한 곳이 '남경'으로, 중주파는 이렇게 남쪽에 자리를 잡게 되었습니다. 그래서 '남파 자미두수'라고도 불립니다.
중주파 자미두수의 특징은 명반과 대운의 흐름을 바탕으로 별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해석을 한다는 것입니다. 삼방사정의 별 조합과 각 별이 가지고 있는 은유까지 읽어내다보니 복합적인 사고가 가능한 술사들이 잘 보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래서 오랜 시간의 수련을 통해야 깊은 흐름을 읽을 수 있는 편입니다. 즉, 임상 경험이 많은 술사에게 물어볼수록 더 좋은 결과가 나올 가능성이 높습니다.
별의 의미와 은유를 따지는 문학적인 이해 뿐만 아니라, 자미두수를 보러 온 사람의 경향까지 함께 고려하며 해석하다 보니 경험치가 높은 분일 수록 더 잘 볼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북파 자미두수
북파 자미두수는 남파 자미두수와 별개로 갈라진 학파입니다. 각 궁에 위치한 별과 그 관계를 보는 중주파와 달리, 별의 위치에 따른 '사화'를 중심으로 사건을 판단합니다. 그중에서도 '내인궁'이라고 하는 전생궁의 존재가 있어서, 이에 대한 해석과 사화를 계산하는 방법에 따라 중주파와 해석이 달라집니다.
북파 자미두수는 대만, 홍콩 등에서 비전되고 있다 보니, 정확한 내용이 잘 알려진 바는 없다고 합니다. 다만, 현재까지 나와 있는 특성을 종합해 보면 별의 이야기를 다루는 중주파와 달리, 공학적으로 계산하여 판단하는 내용들이 많습니다. 남파와 뚜렷하게 구분되는 점은, 현재 주어진 명반은 '자신의 현재'이고 대한을 통해 미래의 흐름을 살펴보는 한편, 자신의 현재를 있게 만든 '전생'역시 명반에 나타나 있다고 보는 것입니다. 북파에서 말하는 전생의 핵심이 바로 '내인궁'입니다.
북파 자미두수에서는 중주파와 달리 '잡성'을 거의 읽어내지 않습니다. 명반에 있는 핵심적인 주성들만 읽어서 흐름을 계산하면 그 외의 것들을 그다지 신경 쓰지 않고 떨어내는 느낌이 강합니다. 이 덕분에 북파 자미두수는 수학계산 같다는 느낌을 줍니다. 그렇기 때문에 북파 자미두수는 중주파와 달리, 문학적 이해도가 높은 내공이 필요한 게 아니라 정교하고 빠른 계산이 더 중요한 편입니다. 그래서 오래 배운 사람이 아니라, 제대로 배운 사람이 필요하다고 보면 됩니다.
언젠가 자미두수를 보는 분께 추명을 하러 간다고 한다면 성향에 따라 술사를 살펴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중주파(남파) 자미두수를 배우신 분이라면, 오랜 시간 자미두수를 공부하고 문학적 이해도가 높은 분에게 보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북파 자미두수를 배우신 분이라면 상대적으로 젊고 계산을 잘하시는 분께 보는 게 좋을 것입니다.